2023년 8월 13일 주일예배 설교문/ 김일승 목사
[9] 그 밤에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진영으로 내려가라 내가 그것을 네 손에 넘겨 주었느니라
[10] 만일 네가 내려가기를 두려워하거든 네 부하 부라와 함께 그 진영으로 내려가서
[11] 그들이 하는 말을 들으라 그 후에 네 손이 강하여져서 그 진영으로 내려가리라 하시니 기드온이 이에 그의 부하 부라와 함께 군대가 있는 진영 근처로 내려간즉
[12] 미디안과 아말렉과 동방의 모든 사람들이 골짜기에 누웠는데 메뚜기의 많은 수와 같고 그들의 낙타의 수가 많아 해변의 모래가 많음 같은지라
[13] 기드온이 그 곳에 이른즉 어떤 사람이 그의 친구에게 꿈을 말하여 이르기를 보라 내가 한 꿈을 꾸었는데 꿈에 보리떡 한 덩어리가 미디안 진영으로 굴러 들어와 한 장막에 이르러 그것을 쳐서 무너뜨려 위쪽으로 엎으니 그 장막이 쓰러지더라
[14] 그의 친구가 대답하여 이르되 이는 다른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사람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의 칼이라 하나님이 미디안과 그 모든 진영을 그의 손에 넘겨 주셨느니라 하더라
제가 20대 때 어느 큰 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때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구원은 하나님의 은혜이지만 성화는 우리가 하나님께 드리는 선물이라는 것입니다. 그 얘기를 듣고 저는 열심히 성화를 이루어서 하나님의 은혜에 보답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것은 거짓말이었습니다. 성화도 구원의 일부입니다. 성화 없는 구원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즉 구원이 은혜라는 것은 이 땅에서 우리가 변화되고 성화되는 모든 과정도 하나님의 은혜임을 포함합니다.
구원이 완성되기까지는 인생에서 수없는 전쟁을 지나가야 합니다. 그것은 잘 준비한다고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닙니다. 우리가 싸워야 되는 대상은 우리 안에 존재하는 죄이며,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왕 노릇하는 마귀이며, 거대한 힘으로 성도를 유혹하고 두렵게 하는 세상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인 죽음을 어떻게 한 개인이 싸워 승리할 수 있겠습니까? 결국 구원의 전 과정 에 존재하는 모든 싸움 또한 하나님이 개입하셔서 하나님이 승리를 허락하셔야 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이루시는 승리임을 보여주는 증거들은 무엇인가요?
하나님이 이루시는 승리임을 보여주는 증거들은 무엇인가요?
1.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만드는 표징입니다. vv.9-15
첫 번째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만드는 표징입니다. 9절 말씀입니다.
[9] 그 밤에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진영으로 내려가라 내가 그것을 네 손에 넘겨 주었느니라
하나님은 기드온에게 전쟁의 승리가 주어질 것이라고 반복해서 말씀하셨습니다. 먼저 사사기 6장 14절입니다.
삿 6:14 여호와께서 그를 향하여 이르시되 너는 가서 이 너의 힘으로 이스라엘을 미디안의 손에서 구원하라 내가 너를 보낸 것이 아니냐 …
또 16절에서도 약속하셨습니다.
삿 6:16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내가 반드시 너와 함께 하리니 네가 미디안 사람 치기를 한 사람을 치듯 하리라 …
그리고 또 7장 7절에
삿 7:7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내가 이 물을 핥아 먹은 삼백 명으로 너희를 구원하며 미디안을 네 손에 넘겨 주리니 …
하나님이 왜 이렇게 약속을 많이 하셨나요? 기드온이 믿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기드온은 본질 안에 두려움이 너무 커서 말씀을 받아들일 수 없자 하나님이 한 걸음 한 걸음, 내가 승리할 것이다, 내가 너와 함께하겠다, 반드시 이길 것이다 말씀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왜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전쟁에 나가기 싫어하는 기드온을 통해 일하고자 하셨나요? 바로 이 승리가 용맹한 한 사람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것임을 우리에게 가르쳐주고자 하시는 것입니다. 이렇게까지 말씀하시고 증거를 보이셨는데도 기드온이 여전히 두려워하고 있는 것 또한 하나님이 알고 계셨습니다. 10절과 11절, 상반절 말씀입니다.
[10] 만일 네가 내려가기를 두려워하거든 네 부하 부라와 함께 그 진영으로 내려가서 [11a] 그들이 하는 말을 들으라 그 후에 네 손이 강하여져서 그 진영으로 내려가리라 하시니
하나님은 인간의 두려움을 야단치지 않으시고, 마지막으로 힘이 될 증거를 보이겠다고 약속하십니다. 하나님은 적극적으로 임하고 계신데 기드온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움직이지 않자 그가 힘을 낼 만한 신비하고 놀라운 징표를 준비하셨던 것입니다. 11절 하반절과 12절입니다.
[11b] … 기드온이 이에 그의 부하 부라와 함께 군대가 있는 진영 근처로 내려간즉 [12] 미디안과 아말렉과 동방의 모든 사람들이 골짜기에 누웠는데 메뚜기의 많은 수와 같고 그들의 낙타의 수가 많아 해변의 모래가 많음 같은지라
미디안 사람들이 13만 5천이었다고 성경은 이야기 합니다. 지난주에 있었던 잼버리 행사에 4만 3천 명 정도가 왔다고 하는데 그 인원이 텐트치고 활동할 때 필요한 공간이 270만 평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여의도 면적의 약 3배나 되는 넓이입니다. 4만여 명의 세배나 되는 13만 5천이 낙타와 무기와 식량까지 짊어지고 와서 텐트를 치고 싸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전쟁을 준비하는 상황을 ‘그들이 메뚜기 같고 해변의 모래와 같이 많다’라고 합니다. 거짓말이 아닐 것입니다. 이스르엘 평원에 몇 만 개의 텐트를 치고 싸움을 준비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십시오. 그런데 그렇게 많은 텐트 가운데 우연히 한 텐드에 도착한 기드온이 두 사람의 이야기 소리를 엿듣습니다. 13절 말씀입니다.
[13] 기드온이 그 곳에 이른즉 어떤 사람이 그의 친구에게 꿈을 말하여 이르기를 보라 내가 한 꿈을 꾸었는데 꿈에 보리떡 한 덩어리가 미디안 진영으로 굴러 들어와 한 장막에 이르러 그것을 쳐서 무너뜨려 위쪽으로 엎으니 그 장막이 쓰러지더라
보리떡은 가장 하찮은 음식으로 여겨서 가장 가난한 사람만 먹었습니다. 왜냐하면 보리로 떡을 만들면 거칠고 맛이 없기 때문입니다. 별것 아닌 빵덩어리가 장막을 무너뜨리다니요. 전쟁조차 할 수 없는 별것 아닌 기드온을 비유한 꿈을 하나님이 꾸게 하신 것입니다. 사실 꿈만 들어서는 그 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닫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꿈을 친구가 해석해 줍니다. 14절입니다.
[14] 그의 친구가 대답하여 이르되 이는 다른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사람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의 칼이라 하나님이 미디안과 그 모든 진영을 그의 손에 넘겨 주셨느니라 하더라
마치 선지자의 예언 같지 않나요? 그런데 이 꿈을 해석한 사람은 적군인 미디안 사람입니다. 수만 개의 텐트 중 우연히 가게 된 텐트의 두 사람이 꿈 얘기를 하다가 ‘기드온이 우리를 멸망시킬 거야’라는 꿈의 해석을 듣게 되다니요. 이것은 우연히 벌어진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꿈을 주셨고 꿈을 들은 친구로 이런 해석을 하도록 하심으로 바로 두려워하던 기드온이 이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움직일 수 있도록 하나님이 개입하셨음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이렇게까지 하나님이 일하셨더니 15절에서 그제야 기드온이 반응하기 시작합니다.
[15] 기드온이 그 꿈과 해몽하는 말을 듣고 경배하며 이스라엘 진영으로 돌아와 이르되 일어나라 여호와께서 미디안과 그 모든 진영을 너희 손에 넘겨 주셨느니라
인간은 눈에 보이는 것에 판단함으로 하나님 일에 동참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하나님이 계획하신 일을 이루어 나가십니다. 하나님이, 죄와 마귀와 세상과 죽음에 매여 있는 자들을 구원하시며 우리에게 승리를 주십니다.
우리 인생 가운데도 이런 일들이 자주 있습니다. 우리는 사실 영적 구원과 승리에 대해 관심이 없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귀와 누가 싸우고자 하나요? 세상처럼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나요? 우리 안의 죄와 싸울 수 있나요? 우리는 그저 죄가 만들어내는 욕망을 충족하고자 살아갑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우리 인생에 개입해 오시면, 두려워하고 욕망하던 우리는 하나님이 주시는 승리에 한 발을 내딛고 두 발을 내딛어 결국 승리의 결과로 주어지는 자유와 은혜를 누리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다 아십니다. 그럼 우리가 할 일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보며 그 일에 동참하여 하나님의 구원을 찬양하며 경배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이루신 승리임을 보여주는 증거들은 무엇인가요?
2. 무기로 싸우지 않고 얻게 되는 승리입니다. vv.16-25
두 번째로 하나님이 이루신 승리임을 보여주는 증거들은 무엇인가요? 무기로 싸우지 않고 얻게 되는 승리입니다. 16절 말씀입니다.
[16] 삼백 명을 세 대로 나누어 각 손에 나팔과 빈 항아리를 들리고 항아리 안에는 횃불을 감추게 하고
300명이 만약에 칼을 들고 싸웠다면 한 사람이 한 사람 정도는 죽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숫적으로 열세일 뿐 아니라 미디안 족속들은 낙타를 타고 왔습니다. 사람 머리보다 높은 낙타 위에서 칼을 휘두르면, 보병은 기병을 당할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이 일부러 자꾸 보여주시는 것입니다.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싸움은 건강, 승진, 사업 성공, 나를 힘들게 하는 어떤 사람을 누르는 그런 종류가 아닙니다. 진짜 중요한 싸움은 영적 싸움입니다. 우리 본질 안에 있는 죄와 싸우지 않으면 우리는 영원히 죄가 가져오는 참혹한 결과를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과 싸우지 않으면 세상의 노예가 되어 비참한 삶을 살게 됩니다. 그런데 이 땅 가운데 가장 무서운 것은 영원한 죽음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영적 죽음이 결정되면 그 참혹함과 비참함이 감당할 수 없을 고통이기에 하나님이 그 고통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하시고자 이 싸움을 준비하고 계신 것입니다.
이들이 싸우고자 준비한 물건들이 무엇입니까? 사실 전쟁에 소용없는 것들입니다. 나팔과 빈 항아리는 소리 내는 용도이고, 횃불도 두렵게 하는 용도이지만 전쟁에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로 전쟁을 준비합니다. 17절과 18절입니다.
[17]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는 나만 보고 내가 하는 대로 하되 내가 그 진영 근처에 이르러서 내가 하는 대로 너희도 그리하여 [18] 나와 나를 따르는 자가 다 나팔을 불거든 너희도 모든 진영 주위에서 나팔을 불며 이르기를 여호와를 위하라, 기드온을 위하라 하라 하니라
이제까지 기드온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는데 지금은 돌변했습니다. 13만 5천이 셀 수 없는 모래처럼 있는 걸 봤는데 이제야 믿음이 생기면서 백성을 리드하며, 나팔을 불고 소리를 내라고 명령합니다. 19절과 21절 상반절까지 그들의 행동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19] 기드온과 그와 함께 한 백 명이 이경 초에 진영 근처에 이른즉 바로 파수꾼들을 교대한 때라 그들이 나팔을 불며 손에 가졌던 항아리를 부수니라 [20] 세 대가 나팔을 불며 항아리를 부수고 왼손에 횃불을 들고 오른손에 나팔을 들어 불며 외쳐 이르되 여호와와 기드온의 칼이다 하고 [21a] 각기 제자리에 서서 그 진영을 에워싸매 …
이경은 밤 10시부터 새벽 2시인데 이경 초니까 10시에서 11시 사이로 추측합니다. 밤이 되어 깊은 잠에 빠졌을 시간에 공격을 시작한 것입니다. 칼은 있지도 않고 ‘여호와와 기드온의 칼이다’ 소리치며 나팔 불고 항아리를 깨뜨리고 횃불을 들었습니다. 싸움이 될까요? 하나님이 일부러 이렇게 시키셨습니다. 영적 전쟁의 승리는 우리가 칼로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행하심을 보여주고자 하시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되었나요? 21절 하반절부터 22절입니다.
[21b] … 그 온 진영의 군사들이 뛰고 부르짖으며 도망하였는데 [22] 삼백 명이 나팔을 불 때에 여호와께서 그 온 진영에서 친구끼리 칼로 치게 하시므로 적군이 도망하여 스레라의 벧 싯다에 이르고 또 답밧에 가까운 아벨므홀라의 경계에 이르렀으며
그들이 소리에 놀라 서로 죽이게 됩니다. 하나님의 개입입니다. 도대체 상대가 되지 않을 상황 속에서 하나님이 그들 안에 엄청난 두려움을 불러일으키심으로 자기들끼리 칼로 찔러 죽이는 일이 벌어지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이 전쟁을 승리로 이끄신 것입니다. 물론 기드온과 백성들이 동참은 했습니다. 나팔 부고 항아리 깨뜨리고 횃불을 흔들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할 일입니다. 죄와의 싸움에 궁극적 승리는 하나님이 이루실 것입니다. 우리는 찬양하고, 길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불을 흔들고, 여호와의 승리라고 소리를 내며 버티면 됩니다. 하나님이 마귀를 무너뜨리시고 원수의 머리를 깨뜨리시며 우리를 승리케 하십니다. 가장 도구 같지 않은 도구를 사용하게 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죄와 사망과 원수로부터 우리를 구원할 도구가 인간의 눈엔 가장 하찮아 보이는 십자가임을 보여주고자 하신 것입니다.
예수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십자가는 정말 미련한 것입니다. 구원자라는 존재가 십자가에 매달려 자기가 죽는다니, 누구를 구원할 수 있는가? 이것이 세상의 논리입니다. 세상은 강한 자가 우리를 구원하여 우리도 강하게 만들어줄 것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성도에게조차 십자가의 구원은 가장 도구 같지 않은 도구입니다. 우리도 멋지고 아름답고 영광스러운 구원을 기대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가장 싫어하고 가장 연약한 것이 어쩌면 인생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일 수 있습니다. 지금 기드온의 인생에도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이 일이 일어났더니 그제야 이스라엘 백성들이 전쟁에 동참하기 시작합니다. 23절입니다.
[23] 이스라엘 사람들은 납달리와 아셀과 온 므낫세에서부터 부름을 받고 미디안을 추격하였더라
미디안이 도망가기 시작하자 이스라엘 백성들이 따라갑니다. 그리고 기드온도 다른 사람들을 초대합니다. 24절입니다.
[24] 기드온이 사자들을 보내서 에브라임 온 산지로 두루 다니게 하여 이르기를 내려와서 미디안을 치고 그들을 앞질러 벧 바라와 요단 강에 이르는 수로를 점령하라 하매 이에 에브라임 사람들이 다 모여 벧 바라와 요단 강에 이르는 수로를 점령하고
왜 전쟁이 끝나고서야 사람들을 불렀나요? 서로 죽이다 도망간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잔당들을 남겨두면 나중에 힘을 결집해 또 쳐들어올 수 있으니까 잔당까지 제거하고자 함입니다. 이제는 칼을 가지고 싸워야합니다. 싸움의 결과가 25절에서 이렇게 나타납니다.
[25] 또 미디안의 두 방백 오렙과 스엡을 사로잡아 오렙은 오렙 바위에서 죽이고 스엡은 스엡 포도주 틀에서 죽이고 미디안을 추격하였고 오렙과 스엡의 머리를 요단 강 건너편에서 기드온에게 가져왔더라
이들은 미디안의 두 지도자인데 이들의 머리를 끊음으로 결국 완전한 승리를 가져 오게 된 것입니다. 우리 인생에도 하나님이 이런 식으로 개입해 오십니다. 영적으로 민감하지 않은 사람, 하나님의 구원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 하나님의 구원을 오해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내 인생 에 무슨 구원이 일어나며, 하나님이 무슨 개입을 하시나 의심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복음을 깨닫기 전에는, 좋은 일이 일어나면 하나님이 개입하시고, 나쁜 일이 일어나면 하나님이 외면하신다고 생각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드온 설교를 준비하며 제가 기드온과 기질적으로 아주 유사하다는 사실을 매주 깨닫고 있습니다. 두려움이 많아 절대 제 결정으로는 선택하지 않았을 일들을 하나님이 개입하시고 약속을 주심으로 인도하신 경우가 수없이 많았습니다. 결혼이나 유학도 그렇지만 특히 교회 개척이 그러했습니다.
제가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제 인생은 가장 비참하고 궁핍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광명에 있는 어느 교회의 목사님이 그 교회 지하실에서 살 수 있는 기회를 주셨습니다. 사실 목사님께서 은혜를 많이 베풀어주셔서 설교, 주중 성경공부, 새벽, 사경회 등 말씀을 전할 기회를 많이 주셨습니다. 아무도 저를 비하하지 않지만 제 마음에서 저를 한심하게 여기곤 했습니다.
2년여가 되어서야 제 마음 깊은 곳에 있던 두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한 가지는 제가 목회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했다는 것을 회개했습니다. 목회를 하지 못해도 하나님의 사랑에 감사하며 살겠다고 고백하자 심지어 목회를 안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안정에 대한 욕구가 커서 두려움이 저를 지배하는 것을 회개했습니다. 두려움 때문에 하나님 뜻에 복종하지 못하는 것을 회개하자 지하실에 머무는 삶조차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마음 정리를 하고 며칠 뒤에 수련회 강사로 설교를 하러 갔는데 여러 교회에 흩어지고 방황하던 예전 제자들과 이야기를 하는 중, ‘목자가 없어 헤매고 있는 양들을 목양해 줄 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개척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평생 개척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제가 기도하자 며칠 만에 개척을 해야겠다는 마음에 확신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서울에서 가장 집값이 싼 봉천동에 집을 알아본 뒤에 돈이 없어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통화하게 된 목사님께서 선뜻 보증금을 빌려주겠다고 하셔서, 금요일에 집을 보고 화요일에 이사를 하고, 접이식 의자 15개를 놓고 집에서 교회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에 어떤 교회에서 1억을 헌금해 주셔서 몇 주 만에 사당동에서 개척 예배를 드렸습니다. 모든 것이 2-3주 만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교회이기 때문에 지금은 큰 교회에서 불러도 저는 조금의 유혹도 받지 않습니다. 제가 시작한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이 시작하신 교회임을 믿기 때문입니다. 또 여러분 중에도 제가 초대해서 오신 분이 없습니다. 주중 모임도 없고, 봉사부서도 없는 이 작은 교회에, 지인을 통해, 라디오를 통해, 책을 통해 오시게 되었고, 이 안에서 복음을 전하고, 복음을 듣고, 함께 복음 안에 거하는 것 자체가 저의 구원, 여러분의 구원이 완성되는 길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두려워하던 자를 하늘사랑교회를 개척하게 하심으로 구원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저와 여러분은 찬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분 인생에서도 여러분은 두려워 싸우기 싫고, 세상과 함께하고 싶으며, 알지 못한 채 마귀의 도구가 되었을지라도 하나님이 개입하시며 은혜로 인도하셔서 승리로 인도하실 때, 그 승리에 동참하여 하나님을 찬양하는 여러분 되시기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